색다르게 영화리뷰

"소울"이 전하는 메세지 <꿈을 잃은 삶의 가치>

마늘감바스 2024. 10. 17. 00:39

자기 계발서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영화 소울이 말하는 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영화는 조 가드너와 22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조 가드너는 열정과 목표가 명확한 인물인 반면 22는 지구에서의 삶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인물로, 불꽃을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불꽃은 영화의 핵심 키워드지만 끝까지 정확한 설명이 없다. 사실 영화 내내 찾아다녔던 불꽃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숨기는 것은 영화가 전하는 메세지와도 맞닿아있다.


잠시, 영화 내용을 짚어보자면.
영화를 보는 내내 조 가드너가 꿈꾸던 재즈 공연이 성공하기를, 22가 불꽃을 찾는데 성공하기를 바라왔던 관객들은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조 가드너의 대화를 들으며 뭔가 이상함을 느낀다.


조 가드너는 매일 공연을 한다는 말을 듣고 허탈감을 느낀다. 그때, 조 가드너의 우상이었던 색소폰 연주자의 비유는 영화의 핵심을 관통한다.
 
<한 물고기 이야기를 들려주지.
그는 늙은 물고기에게 헤엄쳐가서 말했어. 
"바다를 찾고 있어요."
늙은 물고기가 말했지.
"바다? 네가 있는 곳이 바다란다."
그러자 어린 물고기가 말했지.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저는 바다를 원한다고요.">


이 후, 조 가드너는 집으로 돌아와 22가 모았던 잡동사니를 보며, 자신이 놓친 것을 깨닫는다. 관객들 역시 빠르게 회상되는 조 가드너의 일상을 보며 방금의 대화를 곱씹게 된다.

바다를 찾는 어린 물고기 이야기, 비록 딸을 위해 꿈을 접었지만 행복하다는 미용사 이야기, 불꽃은 영감이나 목표 같은 심오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떠올리면 소울의 메세지는 더욱 선명해진다.


소울은 그렇게 우리에게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생을 마치 과정이나 수단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은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며,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삶은 불행할까?
목표한 것과 다른 삶은 의미 없는 삶일까?

어쩌면 우리는 조 가드너가 그랬듯이 일상의 행복을 애써 부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는, 꿈을 이루지 못했기에 지금 느끼는 행복을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뤄야 할 꿈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일상의 가치를 일부러 낮추고 있는 건 아닐까?


목표를 이뤄야한다는 이유로 일상을 버려서는 안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불꽃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보자.

불꽃이 뭔지 찾는데 집중하면서 22가 느낀 감정을 무시하고, 재즈 공연이라는 목표를 위해 일상의 행복을 외면한 조 가드너의 모습을 생각한 뒤에, 지금 불꽃이 뭔지 찾으려 애쓰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지금의 우리 역시 불꽃(삶의 목표)을 찾기 위해, 영화의 메세지(일상의 행복)를 무시하고 있지 않는가.
 
영화 내에서 목표는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으면서도 우리는 영화가 끝나기 무섭게 다시금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아이러니한 일이다.


불꽃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감동적인 영화 소울처럼 우리 삶의 목표가 무엇이든지 상관 없이 우리의 하루는 충분히 가치 있었음을 기억한다면 매일을 기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